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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어디 갔지

관계 안에서 내가 사라지는 느낌

TIEMPO DE LECTURA 04MIN
어느 날 문득, 내가 요즘 뭘 좋아했더라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. 좋아하는 음악, 혼자 보내던 시간, 말하고 싶었던 것들.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들이 흐릿해졌습니다. 대신 그 자리에 상대방의 취향이, 상대방의 스케줄이, 상대방의 기분이 들어와 있습니다. 처음엔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집니다. 가까워질수록 서로 맞춰가는 거라고요. 하지만 맞추는 게 항상 나 쪽이었다면?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, 내가 가고 싶은 곳 대신 상대방이 편한 곳에 가고, 내가 불편해도 분위기를 위해 괜찮은 척 합니다. 관계 안에서 나를 줄이는 건 배려처럼 보이지만, 오래되면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 됩니다. 건강한 관계는 내가 작아져야 유지되는 관계가 아닙니다. 나도 있고 상대도 있는,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관계여야 합니다. 지금 이 관계 안에서 당신은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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